성공한 브랜드란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소비자 의식 속에 고유한 이미지로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브랜드다.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차별화되고 독점적으로 사용이 가능 브랜드 네임이다.
“프리미엄 한우의 기준”이라는 슬로건으로 잘 알려진 한우 브랜드 “설로인(SIR.LOIN)”은 브랜드 이미지에 형성에 가장 중요한 브랜드 네임 “설로인(SIR.LOIN)”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졌다.
푸드테크 기업 “설로인(SIR.LOIN)”은 2017년 09월 02일 설립되었다. 회사명과 제품명이 동일한 단일 브랜다. 계열사로 한식점 ㈜삼정하누리도 운영 중이며, 2022년 266억3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브랜드 네임이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브랜드 네임 “설로인(SIR.LOIN)”은 얼핏 듣기에 한글이나 한자 이름 같지만, 영어 브랜드 네임이다. 쇠고기의 한 부위인 “채끝, 등심”이란 뜻을 가진 보통의 영문 명칭이다.
사전에서 한글 설로인은 명사로, “쇠고기 가운데 허리 고기 윗부분의 이름. 맛이 가장 좋기 때문에 영국에서 경칭 ‘서(sir)’를 붙였으며, 스테이크나 전골 요리에 쓴다”라도 되어 있다.
영어 Sirloin은 “(소의) 등심, 채끝”의 뜻이다. 한글로 “채끝, 등심”을 영어로 표기한 것에 불과하다.
두 번째는 보통의 명칭으로 상표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단어다.
설로인에서 2021년 04월 01일 출원을 했다. 하지만 2022년 08월 03일 특허청에서 심사 결과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이유로 등록을 할 수 없다는 의견제출통지서가 나왔다.
1.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3호 및 제7호에 따라 “Sir.LOIN은 비록 두개의 단어 “Sir”과 “LOIN”이 “.”로 결합되어 있으나, ‘쇠고기의 부위 명칭으로, 등 중앙부의 고기 중 꼬리에 가까운 쪽을 이르는 말’를 의미하는 “sirloin(설로인)”을 단지 중간에 “.”로 구분한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일반수요자는 전체적으로 ‘설로인’으로 호칭할 것이며, 이는 지정상품과 관련하여 성질(용도, 원재료 등)표시로 직감 되어 식별력이 없다”라고 했다. 또한, “이를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수요자로 하여금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이므로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3호 및 제7호에 해당하여 등록을 받을 수 없다”라는 심사했다.
2. “타인의 선등록 상표와 표장 및 지정상품이 동일(또는 유사)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등록을 받을 수 없다”라고 밝히고 설명했다.
설로인은 7년 된 브랜드다. 애초에 잘 못 된 브랜드 네임을 사용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성공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만이 독보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브랜드를 변경하게 되면 7년동안 마케팅, 홍보, 광고에 투자한 비용의 효과를 누릴 수 없고, “0”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설로인은 특허청의 의견제출통지서를 받고 네 번에 걸쳐 [지정기간연장]기간 연장신청서·기간 단축신청서·기간 경과 구제신청서·절차 계속신청서와 [거절이유등 통지에 따른 의견]의견서·답변서·소명서를 제출했고, 2023년 04월 03일 현재 특허청은 출원심사처리보류통지서를 발송했다.
브랜드를 한글 “채끝, 등심”을 영어로 “채끝, 등심”을 뜻하는 “SIR.LOIN”으로 하겠다고 한 발상이 놀라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