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농부가 전하는 곶감 중의 곶감,,,“귀감” 이야기
지리산농부가 전하는 곶감 중의 곶감,,,“귀감” 이야기
  • 윤정희 기자
  • 승인 2019.10.23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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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행복의 곶감 교향곡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고 감이 어른 주먹만큼 굵어지니 또다시 곶감 깎을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지난여름 두 달 동안 농업기술센타에서 브랜딩, 패키징 교육을 받은 덕에 곶감 브랜드를 개발했다.

귀한 곶감이라는 뜻의 “귀감”이라는 브랜드로 특허청에 상표 출원을 했고, 로고 디자인도 전문 디자이너에게 의뢰를 해서 포장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지리산농부가 생산하는 함양의 무유황 곶감 브랜드 “귀감”/사진 출처=지리산농부 페이스북
지리산농부가 생산하는 함양의 무유황 곶감 브랜드 “귀감”/사진 출처=지리산농부 페이스북

십 수년째 곶감을 만들며 오래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하지만 그 동안 엄두가 나지 않았고 마음뿐 이었다.

이제는 해봐도 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 올해 한번 해 보려고 한다.

나는 이 세상 모든 종류의 감을 곶감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한 상자 안에 고종시, 대봉, 재래고종시, 반시, 단성시, 둥시, 수시 등으로 정성 들여 말린 곶감을 몇 개씩 담아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곶감세트를 만들어 보는 거다.

감은 성질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이 많은 종류의 곶감을 제대로 말리고 숙성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다들 자기 지역에서 수확되는 감을 깎아 말리는 게 보통이다.

예를 들면 함양 산청에는 고종시, 상주에는 둥시, 청도에는 반시 함안에는 수시 등등이다.

지리산농부가 생산하는 함양의 무유황 곶감 브랜드 “귀감”/사진 출처=지리산농부 카카오스토리
지리산농부가 생산하는 함양의 무유황 곶감 브랜드 “귀감”/사진 출처=지리산농부 카카오스토리

농부들은 자기 지역에서 나오는 감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자랑한다.

다들 임금님께 진상했던 곶감이라고 한다.

나는 욕심을 내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하는 그 모든 곶감을 한번 만들어보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곶감을 담은 세트는 음악으로 치면 교향곡이라 할 것이다.

나는 여태 고종시 곶감과 대봉 곶감을 주로 만들었다.

포장 상자에도 고종시는 고종시끼리 대봉은 대봉끼리 같은 종류의 곶감만 담았는데, 이제는 고종시 대봉뿐 만이 아니라 반시, 둥시, 단성감, 재래 고종시, 수시 등등 만들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곶감을 한 상자 안에 담아 보려고 한다.

단순히 재미로 하는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 브람스나 말러의 교향곡을 재현한다는 진지한 마음으로 곶감으로 연주하는 제대로 된 곡을 써보려는 것이다.

교향곡은 4개나 5개의 악장으로 나뉘고 각 악장에는 한 두 개의 주제와 부주제가 있다.

말러 1번 교향곡이라는 부제가 붙은 곶감 상자는악장에 따라 주제를 연주할 곶감이 달라질 것이다.

제4악장에는 숙성이 아주 잘된 레드와인 빛깔의 대봉곶감이, 제1주제가 되어야 마땅할 것이고, 재래고종시와 반시 둥시 단성시로 제2주제를 만들어 수 차례 반복하고 변주해야 할 것이다.

내가 이 야심찬(?) 계획을 매년 우리 집 곶감을 깎아주시는 절터댁 아지매에게 귀뜸 했더니 돈 안 되는 씰데없는 짓 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고 한다.사람은 하던 대로 해야 하는 법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씰데없는 짓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

내가 곶감을 깎아 돈을 벌면 얼마나 벌 것이며, 이 짓 하다가 손해를 보면 또 얼마나 잃을 것인가?
귀감을 만들며 사소한 행복이나마 찾아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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