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폴리스는 도시의 가장 높은 지역이란 의미이며, 그리스 도시국가(都市國家)의 중심지에 있는 언덕이다. 신을 모시는 파르테논 신전이 있고 종교축제가 열리던 신성한 곳으로, 서양문명의 상징이라고 할 수는 있다.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 광장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따온 것으로 상징하고 있는 민주주의 광장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엉뚱한 이름이다. 실제로 높은 곳도 아니고, 신전도 없고, 성스러운 곳도 아니다.

서울대학교에 있는 아크로폴리스광장은 서울대학교 대학본부와 도서관 사이에 있다.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자연스럽게 재학생들의 집회 장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아크로폴리스를 붙이게 된 유래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시대 직접민주주의가 이뤄졌던, 교류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아크로폴리스’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스에서 민주주의 요람은 아크로폴리스보다 민회가 열렸던 '프닉스 언덕'이나 공공활동의 중심지이자, 토론의 장이고 시장구실도 했던 '아고라'가 더 적합하다. 소크라테스, 소피스트, 사도바울이 논쟁하던 곳도 바로 아고라이다.

오히려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와 파주 헤이리의 정치박물관 '아고라'가 더 적합하게 사용되었다 할 수 있다.

아고라는 아테네인들이 토론도 하고, 시장도 열고, 공공시설도 있던 곳으로, 민주주의 상징에 더어울리는 이름이다.

윤정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