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개선작업에 3억 5천2백만 원'들인 대구 도시브랜드, 논란의 핵심은 비용이 아니라 대구시에 대한 정확한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더 문제다.
대구시가 도시 브랜드 개선작업을 진행하면서 소요된 예산 3억 5천2백만 원에 대한 언론의 기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도시 브랜드 개선작업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 못되었고, 그래서 무엇이 문제라는 지적 보다, 정확한 근거도 없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이라는 식의 선정적인 제목으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와 디자인 개발 작업은 지식재산산업분야로 디자인 하나 그리는데 얼마, 색깔 2가지 바꾸는데 얼마라는 식의 단순한 계산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다. 그렇다고 모든 브랜드와 디자인 개발에 터무니 없이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제품 생산처럼 단순하게 원가 개념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개발 한다는 것을 단순하게 네임, 슬로건, 디자인, 패키지를 개발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브랜드를 개발한다는 것은 목표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 싶은 목표 연상 이미지와 의미를 설정하고, 목표 이미지에 맞는 네임, 슬로건, 디자인으로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정체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대구시 도시 브랜드의 첫 번째 문제는 언어적 정체성이다. 도대체 왜? 슬로건이 컬러풀(Colorful)이어야 하는가?이다. 컬러풀(Colorful)의 사전적 의미는 형형색색의, (색이)다채로운, 흥미진진한; 파란만장한의 뜻이다. 이러한 뜻을 가진 Colorful이 도대체 대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데 적절하고 타당하며, 어떤 관련성이 있는 것인가?이다. 다른 도시와 다르게 대구는 무엇이 형형색색이고, 무엇이 다채로우며, 무엇이 흥미진진하고, 무엇이 파란만장하단 말인가? 디자인에 다양한 색상을 사용한다고 해서 컬러풀(Colorful)한 도시 이미지가 생성되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는 컬러풀(Colorful) 대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디자인이다. 대구시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이미지에 맞는 정체성을 얼마나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소비자에게 이미지로 전달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소비자에게 목표 이미지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적용되는 모든 곳에 개발된 디자인 그대로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때문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발된 디자인을 활용함에 있어 본래 디자인의 변형이나 왜곡 없이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컬러풀(Colorful) 대구는 예전 것이나 지금의 것이나 그대로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조형물로 도시 브랜드를 표현함에 있어 디자인 형태 그대로 표현이 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임에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선되지 못하였다.
세 번째가 비용이다. 대구 도시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는 전체 3개 기관이 참여해 진행 되었다. 브랜드 개발을 진행한 디자인 회사는 2015년 10월에 시작하여 2017년 11월에 종료되어 2년 동안 진행되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2년 동안 진행한 것이다. 일반적인 도시브랜드 개발이 6개월에서 5개월에 약 1억원 정도 하는 기준으로 볼 때 디자인 회사에 지급된 1억 6700만 원은 결코 높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최근 나라장터에 공고 되었던 도시 브랜드 개발 공고를 보면 송파구 도시 브랜드 용역 금액 1억4천만 원(착수일로부터 5개월), 춘천시 도시 브랜드 1억 원(착수일로부터 5개월), 관악구 도시 브랜드 5천만 원, 김포시 도시 브랜드 1억 원(착수일로부터 6개월), 순천시 도시 브랜드 9천4백만 원 수준(착수일로부터 5개월) 이었으며, 평균 작업기간 5개월에 금액은 96,820,200원 이었다.
브랜드 디자인 개발은 정체성 개발 전략이다. 전략에 따라 현재 것을 다 없애는 완전하게 새로운것을 개발하는 혁신적인 디자인이 될 수도 있고, 현재 디자인 자산을 유지하면서 약간의 수정만 하는 디자인이 될 수도 있다. 결과물만 보고 그것이 옳다 그르다는 식의 이분접적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