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폰트협회는 지난 1월 22일, 활자공간 강의실에서 제7차 연구모임을 열고 폰트 분쟁조정위원회 운영계획과 폰트 유사성 판단기준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모임에는 정석원 협회장을 비롯해 김모은(활자공간), 김서경, 김예주, 노영권(모리사와코리아), 민우(폰트릭스), 박수린(더 타이피), 박지영, 신유림(활자공간), 엄소정(라온폰트), 이용제(계원예술대학교), 이정은(홍익대학교 대학원생), 이주현(코스모프타입), 임창섭·임혜은(산돌), 조재훈(활자공간), 주상(수수) 등 국내 폰트 산업과 교육, 디자인 현장을 대표하는 관계자들이 폭넓게 참여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폰트 분쟁을 법정 이전 단계에서 해결하기 위한 분쟁조정위원회 운영 모델과, 창작성과 침해 여부를 가늠하는 유사성 판단의 기준 정립이었다.
먼저 분쟁조정위원회 운영계획과 관련해 참석자들은, 원고(가칭)와 피고(가칭)가 공동으로 분쟁조정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해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삼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원고가 법원에 고발했을 때 판사가 전문가 집단인 협회 분쟁조정위원회에 판단을 요청하도록 유도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이는 사법 절차와 업계 전문 판단을 연결하는 중재 모델로 주목된다.
폰트 유사성 판단 방법론에 대해서는 위원 간 의견 일치와 불일치가 모두 기록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됐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구조처럼,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론을 도출하되, 소수 의견이 존재할 경우 이를 배제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기록·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한 유사성과 창작성의 경계가 모호한 사례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 시에도 사과나 공적 인정 등 후속 대응 절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창작성을 인정하되, 유사하다고 지적되는 요소는 구체적으로 명시해 업계의 학습 자료로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반대로 유사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현행 제도상 법적 제재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취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이는 단순한 처벌을 넘어, 창작 생태계의 신뢰 회복과 재발 방지를 목표로 하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한국폰트협회 정석원 회장은 “이번 연구모임을 통해 폰트 분쟁을 둘러싼 기준과 절차를 업계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정립하려는 방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향후 논의를 지속해 실효성 있는 분쟁 조정 모델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