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이 새로운 CI디자인을 개발 했다. 무려 18년 만에 바꾼 것이다. 개발 기간은 3년이 걸렸다.
디자인은 세종문화회관과 관련성 있는 요소를 찾아내 심볼마크, 컬러, 로고타입으로 표현했다.
기존의 CI디자인과 비교하면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변화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CI디자인을 활용함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를 바꾼다는 것은 브랜드의 미션(Mission), 비전(Vision), 퍼스낼리티(Personality), 포지셔닝(Positioning)이라는 의미 요소를 새롭게 정의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즉,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싶은 브랜드 연상(이미지, 의미)을 결정하고 연상에 맞게 브랜드 마크, 컬러, 로고타입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다양한 미디어나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바꾼 세종문화회관의 CI은 의미는 철저하게 세종문화회관과 관련성이 있는 역사, 유산에서 요소를 찾아내 미래 비전을 표현했다.
새로운 심볼마크는 “세종문화회관 첫 음절 ‘세’의 초성 ‘ㅅ’이자 세종문화회관 정면 모습(파사드)의 특징인 1개의 보와 6개의 기둥을 형상화했다. 그리고 6개의 기둥은 장막이 걷힌 무대를 암시하는 프레임으로 확장이 된다. 이는 세종문화회관의 머릿글자(ㅅ)와 상징적인 건축물의 전면부를 바탕으로 개방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심볼마크를 전혀 볼 수 없다. 심볼마크는 온데간데 없고 새로운 형태의 콤비네이션 마크가 사용되고 있다(단, 인터넷 주소 창 파비콘은 심볼마크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9개의 서울시예술단, SNS 등에도 심볼마크가 아닌 변형된 콤비네이마크 형태가 사용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사용은 심볼마크를 통해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싶은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게 된다.
심볼마크의 존재 이유는 사용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매뉴얼에 장식용으로 있다면 굳이 개발할 필요가 없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에서 심볼마크의 목적은 워드마크나 콤비네이션 마크가 가질 수 없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것이다.
브랜드 네임으로 보여지는 워드마크와 콤비네이션 마크는 보는 순간 네임의 뜻 연상 외에는 추가적이 이미지 연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심볼마크는 네임의 뜻 외에 다양한 연상을 불러 일으키는 작용을 하므로 원하는 이미지를 추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목표는 브랜드와 동일시 되어 소비자에게 인식 되는 것이다.
애플의 사과 마크를 보면 애플이란 글자가 없어도 애플로 인식하고, 나이키의 스우시 마크를 보면 브랜드 네임이 없어도 나이키로 인식하고, 스타벅스의 심볼마크(바다의 요정 사이렌 인어)에 스타벅스 라는 글자가 없어도 스타벅스로 인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렇게 마크만 있어도 브랜드 네임과 동일시 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지 않았다.
브랜드 심볼마크는 브랜드가 원하는 목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통일성, 일관성, 지속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에서 마크(심볼마크, 콤비네이션마크, 워드마크)는 핵심 요소며, 반드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심볼마크가 개발되면 반드시 사용을 해야 한다. 그래야 심볼마크에 담긴 의미를 통해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보여지지 않고, 전달되지 않는 디자인은 원하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효율적이지 못하며, 그냥 브랜드 매뉴얼의 한 쪽(페이지)을 차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