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자인과 “보이지 않는 고릴라” 현상 ②
브랜드 디자인과 “보이지 않는 고릴라” 현상 ②
  • 원혜정 기자
  • 승인 2021.04.03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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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는 소비자 관점에서 판단하고 결정되어야

디자인 어원은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로 알려져 있다. ‘생각이나 계획을 기호나 형태로 나타낸다’는 뜻이다.

때문에 디자인은 단순히 형태적인 면만 중요시 되어서는 안 된다.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싶은 ‘의미’를 형태적으로 제대로 표현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의미만 중요시 되고 형태가 무시 되어서도 안 된다. 의미를 형태적으로 최적화 시켜 표현해야 한다.

올 초 기아가 새로운 CI를 발표 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가독성 이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광고 등을 통한 엄청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 현재 시점에서 가독성 문제가 해결 되었는지 조사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사진=브랜드타임즈®
보이지 않는 고릴라/사진=브랜드타임즈®

CI와 BI의 브랜드 디자인 마크는 3가지다. 심볼마크, 콤비네이션마크, 워드마크다. 이 중에서 워드마크에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워드마크는 심볼마크와 다르게 글자가 마크이며 곧 로고타입이다. 그래서 심볼마크의 형태적인 역할과 심볼마크에 조합으로 사용되는 로고타입 역할도 동시에 해야 한다. 즉, 형태적으로 차별화 되면서 어떤 브랜드 네임인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워드마크 디자인을 할 때 무조건 창의적 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면 원치 않게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러면 워드마크가 자져야 하는 기본인 ‘가독성’을 고려하지 않고 형태적인 표현에 집착하게 된다. 그 결과 디자인은 독특하고 멋진 것 같은데 어떤 브랜드 네임인지 읽을 수 없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럼에도 디자이너가 이러한 현상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디자이너는 디자인 하는 브랜드가 어떤 글자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디자인 작업을 하면 할수록 인지의 강도는 점점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 학생들에게 기아의 새로운 CI 워드마크를 보여주고 읽을 수 있는 대로 적게 했다.

조사에는 총 49명이 참석해 47명이 답을 했고 2명은 답을 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는 47명이 보이는 대로 52개의 단어를 적었다. 그런데 37%는 기아 또는 KIA로 읽지 못했다. 63%만 기아(KIA)로 읽었다. CI를 발표 시 우려했던 현상이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

기아 CI 워드마크 가독성 조사/그래프= 그래프=브랜드타임즈®
기아 CI 워드마크 가독성 조사/그래프= 그래프=브랜드타임즈®

읽는 형태는 KIA외에는 ‘KN’, ‘KIN’, ‘즐’로 읽었다. 홍길동을 홍길동으로 부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새로운 CI는 ‘균형, 상승, 리듬’을 표현 했다고 한다. 그냥 한 눈에 보기에도 대칭으로 ‘균형’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다 보니 다른 글자로 읽히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였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KIA로 인식하는 비율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한 눈에 브랜드를 읽을 수 있는’ 워드마크의 가장 큰 장점을 살릴 수 없어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기아 CI디자인 워드마크 가독성 조사 결과/그래프=브랜드타임즈®
기아 CI디자인 워드마크 가독성 조사 결과/그래프=브랜드타임즈®

브랜드 디자인에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 현상의 결과물은 3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브랜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인지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는 경제적 손실이다. 글자를 정확하게 인지시키기 위해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소요된다. 세 번째는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전문가에 대한 신뢰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디자인 업계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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