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핀®’은 홍천군의 도시브랜드다. 2013년 한국디자인진흥원과 개발을 완료한 후부터 사용하고 있다.
홍천군의 슬로건 ‘홍천에핀®’은 미완성 문장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홍천에핀®’ 뒤에 대상이 되는 단어가 있어야만 문장이 완성되고 비로서 의미가 형성된다. 슬로건이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도시브랜드도 일반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언어적 요소와 시각적 요소로 구성된다. 언어적 요소가 결정되고 나면 시각적 언어 디자인으로 완성시킨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슬로건과 디자인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비자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할지, 무슨 이미지를 전달할지 언어로 명확하게 정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정의에 맞는 슬로건과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다.
홍천군 슬로건은 소비자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명확한 정의가 없다 보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슬로건과 한 편의 시보다 더 긴 설명이 필요한 디자인만 존재하게 되었다.
‘홍천에핀®’의 언어적 문제는 완성되지 않은 문장과 불명확한 의미
“홍천에핀®’은 “홍천”에 앞말이 장소의 부사임을 나타내는 격조사 ‘에’와 꽃이 피다의 활용형 ‘핀’을 결합한 도시브랜드다. 하지만 ‘홍천에 핀’ 것이 ‘꽃인지’, ‘사랑인지’, ‘아지랑이 인지’ 도대체 무엇이 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야말로 볼일 보고 마무리를 안 한 느낌일 뿐이다.
영문 표기 ‘HONGCHEON BLOSSOM’도 말이 안 된다. 직역하면 ‘홍천 꽃피다’다. 이상하기는 한글과 다르지 않다.
한 편의 시보다 더 긴 장황한 설명의 디자인 의미
홍천군 누리집(홈페이지)에서 도시브랜드 설명을 보면 도시브랜드 컨셉과 슬로건에 대한 설명은 한 자도 없다. 오로지 디자인에 대한 설명만 있다.
‘홍천에핀’은 “도시브랜드로서 새롭게 피어나는 홍천을 나타내는 그린 스피너(Green Spinner)는 일차적으로는 만개한 무궁화처럼 넓은 대지의 홍천(大)이 꽃처럼 피어난 것이며, 또한 바람개비의 움직임처럼 점차 바람을 일으키며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홍천군과 홍천 군민의 생기 있는 모습을 반영합니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그린 스피너가 품고 있는 별과 원은 홍천의 희망하는 비전, 그리고 앞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며, 홍천을 방문하는, 살고 있는 누구나 동등하게 누릴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되어 있다.
마치 슬로건을 디자인을 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에 지나지 않듯이 취급하고 있다.
슬로건의 목적은 브랜드 ‘홍천’이 전달하지 못하는 것을 더 확실하게 전달하는데 있다. 슬로건은 디자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슬로건이 있으나 없으나 별반 다르지 않다면 굳이 엄청난 돈을 들여 슬로건을 개발하고 너도나도, 여기저기 사용할 필요가 없다.
특히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의미의 슬로건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슬로건은 함축된 브랜드 네임 보다 더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더 정확한 의미와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 한 단어로 된 슬로건으로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그런 단어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슬로건은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명확한 의미와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장식에 불과한 슬로건과 디자인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