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방정부의 도시브랜드 개발이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 동안 잠잠하다 2015년 서울시가 새로운 도시브랜드 ‘아이 서울 유’를 개발한 이후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너도나도 도시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다.
브랜드타임즈®에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입찰 공고가 난 15 건에 대해 분석을 했다.
2018년에는 2건, 2019년 9건, 2020년 2건이 공고가 났다. 이중 2018년부터 2019년까지 11건은 개발이 완료되어 도시 브랜드가 발표 되었다. 2020년의 4건은 아직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브랜드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금산군과 무안군은 후보 안에 대한 대국민 선호도를 조사하고 있어 조만간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함안군은 후보 안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영도구는 올해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15개 도시브랜드 개발 입찰 공고 평균가격 9천 184만 5천원
입찰 공고 가격 기준은 수행할 업무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업무범위는 상징마크 개발, 슬로건 개발, 슬로건 디자인, 캐릭터 디자인, 서체개발, 홍보물 디자인까지 다양했다. 여기에 슬로건 대국민 공모 비용까지 용역 수행업체에게 부담하게 하고 있었다.
가장 높은 입찰 공고 가격은 2억 57만원의 부산시 영도구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가격은 전라남도 무안군으로 3,800만원이었다. 전체 평균은 9천 184만 5천원이었다.
15개 중 발표된 11개 도시브랜드 분석 결과 3가지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첫 번째는 대국민 공모 안이다. 대국민 공모 안 일수록 전략적이고 목표지향적이 아닌 말장난 슬로건이 선정되었다. 고 고흥, 대전이쥬, 섬섬여수 등이다.
두 번째는 선호도로 슬로건과 디자인을 결정하는 경우다. 이는 지방행정부의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거나 다름없다. 슬로건은 전략적이어야 하는데 선호도라는 미명하에 전문가를 들러리로 만들고, 논란거리가 되면 선호도 조사결과 많은 국민들이 좋아했다고 핑계를 대기에 딱 좋을 뿐이다. 자식의 이름을 지을 때는 작명가의 의견을 들으면서, 왜 브랜드를 결정할 때는 전문가 의견보다 시민들의 선호도로 결정하는지 알 수 없다.
세 번째는 도시브랜드 디자인 중 3요소 중 형태 다음으로 중요한 컬러에 대한 유사성 문제가 심각했다. 도시브랜드 개발을 수행한 디자인전문회사가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컬러가 ‘파랑과 하늘색’으로 비슷했다. 더 심각한 것은 송파구와 춘천시처럼 같은 회사에서 각각 다른 지방정부 도시브랜드를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컬러를 사용한 경우다.
도시브랜드에서 슬로건은 지방정부가 소비자에게 전달해 주고 싶은 뜻이나 이미지를 언어와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즉, 행정구역에 지나지 않는 지역명칭에 의도적으로 정체성을 부여해 타 지역과 차별화된 고유한 이미지를 소비자 마음속에 강력하게 인식시키는 전략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호도 조사 결과 더 많은 시민이 좋아한다고 결정하고, 타 지방정부와 차별화되지 않고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 것 같으면 굳이 막대한 세금을 들여서 개발할 필요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