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자체 슬로건은 두 가지 형태로 사용 된다. 하나는 CI(Corporate Identity) 디자인에 슬로건을 붙이는 단일형태다. 또 하나는 지자체의 공식 CI와 별도로 슬로건과 지자체 명칭을 새롭게 디자인 해서 사용하는 독립 형태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사용하고 있다.
김포시 슬로건은 풀 라이프(Full life)다. 새로운 CI 디자인에 슬로건을 문자만 적용한 단일형태다.
김포시 CI 디자인은 김포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뻗어나가는 관문(門) 형상이다. 한반도의 중심에서 밝게 빛나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열고자 하는 시의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의미와 다르게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가독성이다. 브랜드 핵심 영문 표기 ‘GIMPO’가 김포로 빨리, 정확하게 읽히지 않는다. 20여 명의 사람들에게 김포의 CI를 보여 주고 읽게 하였다. 대부분 금포, 짐포, 지엠포, 지엠피오로 읽었고, 10% 정도만 김포로 읽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김포라고 하면 전국민이 다 알수 있는 지역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영문으로 써놓으면서 정확하게 읽지를 못한다. 그런데 김포를 모르는 외국인이 처음 김포의 CI 디자인을 본다면 정확하게 김포로 읽기는 더 힘들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글로벌’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영문으로 표기한 애매한 CI 디자인이 국민도 외국인도 만족시키지 못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충만한 삶’, ‘충실한 삶’으로 해석 할 수 있는 슬로건 ‘Full life’가 명확하게 김포를 설명하지 못한다. 도대체 무엇이 충실한 삶이고 충만한 삶인지 알 수가 없다. 슬로건을 보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6가지의 단어가 결합된 ‘full life’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Beauty-full life, Eco-full life, Wonder-full life, Peace-full life, Hope-full life, Joy-full life”다. 그래도 김포는 무엇이 충만하고 충실한지 역시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세 번째는 요즘 도시 브랜드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플렉서블 아이덴티티(Flexible Identity) 적용이다. 김포시 플렉서블 아이덴티티(Flexible Identity)는 6가지 ‘Full life’별로 형태와 색깔을 바꿔 적용하고 있다.
플렉서블 아이덴티티는 유연하고 가변적인 방법으로 정체성을 나타내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이다. 2000년 대 전후를 시작으로 급변한 사회변화와 새로운 미디어의 발달로 “참여”와 “소통”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를 만족 시티는 디자인 시스템으로 일관적인 정체성 안에 가변적인 이미지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플렉서블 아이덴티티를 활용하는 이유다. 김포시는 단지 디자인을 슬로건에 맞춰 컬러와 형태만 변화시킨 가변이지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주지 못한다.
브랜드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태 요소다. 사람이 디자인을 인지할 때 가장 먼저 인식하는 요소가 형태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브랜드를 인지할 때 정확하게 그리거나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형태를 보고 어떤 브랜드라고 인지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형태는 변형이 되면 안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브랜드 디자인은 김포시 CI 디자인처럼 다양하게 바꿔서 사용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