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 따르면 유도사인(誘導sign)은 교통에서 사람이나 물건을 목적한 장소나 방향으로 이끄는 화살표 따위의 기호다.
KTX서울역(동부)에 설치된 유도사인은 승차고객과 하차고객을 분리하는 동선 역할을 못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유도사인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더더욱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 들어오는 사람들과 나가는 사람들 간에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닥과 통행을 하는 문 위에 픽토그램(Pictogram, 그림 문자)으로 표시를 한다.
KTX서울역(동부)은 이용객이 가장 많다. 그래서 하차고객과 승차고객 동선을 분리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겹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서울역에 도착한 승객들과 KTX를 타려는 탑승객이 한 곳에 엉켜서 혼잡해지기 일쑤다. 승차고객과 하차고객을 분리하고자 했던 유도사인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하차고객의 2/3정도가 탑승고객 전용 통로인 왼쪽 파란색 통로로 나가고 있다.
KTX서울역(동부)에서 내린 승객들이 대합실로 들어가기 전에 어디로 가야 하지 하고 멈칫거리다 대부분 하차고객이 나가는 통로가 아닌 승차고객만 이용해야 하는 파란색 통로로 들어가고 있다. 바닥에 그려진 X자화살표는 무용지물이었다. 대부분 통로 상단에 쓰여 있는 '들어오는 곳'이란 글자를 보고 들어가고 있다. 정작 나가야 하는 곳인 노란색 통로 위에는 ‘나가는 곳’이라는 글씨가 없고 바닥에만 쓰여 있다.
아래의 사진은 KTX서울역(동부) 대합실에서 기차를 타기 위해 나가는 통로의 유도사인이다. 기차 승차를 위한 승차고객만 이용하는 전용통로 ‘타는 곳’으로 하차고객이 더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는 하차고객들을 위해 통로 상단에 써있는 ‘들어오는 곳’이란 표시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사인은 과학이다. 사인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보행자의 주시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보행자는 보통 0.2초에서 0.5초 간격으로 시선을 이동한다. 정면 시야의 각은 수직 14도, 수평 26도, 높이는 5~10미터가 좋다. 평행 시야 각은 수직 12도, 수평 20도, 높이는 0~5미터가 가장 이상적이다.
사인을 이용한 효과적인 내용은 보행자의 주시 특성 0.3초에 따라 문자는 8~15자 이내의 짧은 문장이 유리하다. 문자보다 그림으로 전달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KTX서울역(동부) 유도사인은 바닥의 픽토그램(Pictogram, 그림 문자)보다 통로 상단을 가로질러 표시된 글자에 더 빨리 반응하고 있다. 특히 ‘들어가는 곳’이라고 착각을 일으키는 ‘들어오는 곳’이라는 표현은 ‘타는 곳’이라고 쓰거나, '스탠드 X-배너'를 설치 하는 것이 승객들 혼동을 줄이는데 더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