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원주갑과 을은 방어전,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은 공격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 했다. 20대에서 단 1석을 얻는데 그쳤던 강원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3석(미래통합당 4석, 무소속 1석)을 얻는 선전을 펼쳤다.
강원도는 전 노무현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냈고, 17, 18대 국회의원, 5회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당선 되었던 이광재 후보가 등판하면서, 강원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불과 134표로 낙선했던 권성중 후보가 당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며 무소속으로 출마 하는 시련도 겪었다.
모든 경쟁에는 공격과 방어가 있다. 전쟁론에 의하면 방어가 공격보다 유리하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방어자 입장인 현역 국회의원이 훨씬 유리하다. 공격을 하는 후보자가 불리한 상항에서 선거를 하게 되어있다.
원주갑은 미래통합당 현역의원인 김기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공격자 위치에 있던 권성중 후보가 방어자가 되어 유리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되었다.
그렇지만 민주당이 경선일자를 차일피일 미루다 이광재 후보를 투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4년간 민주당을 지키며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한 권성중 후보에게는 날벼락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무소속으로 출마를 했고 3위로 낙선했다.
강원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3석을 얻은 것은 고무적인 변화다. 하지만 이런 성과가 강원도에서 민주당 바람을 일으키고자 전략적으로 투입했던 이광재 효과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첫 번째는 이광재 의원의 21대 득표율이 역대 선거 평균 득표율 보다 3.3% 낮다.
제 17대∙18대 국회의원선거와 제5회 지방선거를 포함해 3번의 선거에서 이광재 의원이 얻은 평균 득표율은 51.86%다. 반면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얻은 득표율은 48.56%다. 지난 3번의 선거 평균 득표율 보다 3.3% 낮다.
당선은 되었지만 원주갑은 4년간 권성중 후보가 탄탄하게 다져놓은 민주당 텃밭이었다는 점, 상대방 후보가 현역의원이 아닌 신인이었다는 상황, 이광재라는 브랜드 가치를 고려했을 때 높은 득표율은 아니다.
두 번째는 원주을에서는 현 더불어민주당 현역국회의원 송기헌 후보가 방어전에 성공했다.
송기헌 후보는 20대보다 무려 9.61%를 더 많이 얻었다. 이것은 4년간 국회의원을 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반면 미래통합당 이강후 후보는 20대보다 0.64%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세 번째는 춘천 단일 지역구에서 갑과 을로 나누어진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의 결과다.
도전자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가 3선에 도전했던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허영 후보는 20대보다 무려 5.38%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반면 김진태 후보는 6.61%나 떨어졌다. 그 동안 과격한 언행으로 지역구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결과론적이지만 원주갑은 권성중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 했어도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 미래통합당 박정하 후보가 얻은 41.13%는 20대 선거에서 권성중 후보가 얻었던 43.86%보다 낮은 득표율이다. 때문에 권성중 후보로서는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선거는 끝났다. 지지한 주민이나 지지하지 않은 주민이나 다 똑 같은 주민이다.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어쩔 수 없이 표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4년간 임기는 지역 주민 모두를 대표하는 의원이다. 모든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의원이 되는 길만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