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설립 여부가 선거기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자 나경원 당시 대변인은 “'내가' 설립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설립했다'라고만 했다"라면서 '이명박'이라는 주어가 없기 때문에 BBK와 관련이 없음을 강조한 말도 안 되는, 그러나 말이 되었던 유명한 일화가 있다.
드디어 도시 브랜드 슬로건에도 도시 명이 없는 슬로건이 등장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 브랜드는 하나의 단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도시 명이 결합된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 명이 없으면 슬로건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어느 도시인지 알 수 없다.
단, 도시 브랜드 슬로건 디자인을 문자로만 이루어진 문장의 형태가 아닌 ‘I ♥ NY’처럼 독특한 그림의 형태가 결합되었다면 그림과 도시를 같은 것으로 인식하여 도시를 연상할 수도 있다.
아래의 사진은 어딜 봐도 서울은 없다. ‘주어가 없기 때문에 관련이 없다’고 했던 전 나경원 대변인과는 반대로 ‘주어?가 없지만 서울’이라고 우겨대는 형국이다. 아무리 봐도 이것은 서울시 도시 브랜드라기 보다 공공급식 슬로건 또는 브랜드가 더 타당하다. 억지로 해석 한다면 ‘너와 나의 공공급식’이다.
도시 브랜드 하면 가장 먼저 사례로 언급하는 것이 미국 뉴욕의 도시 브랜드 ‘I ♥ NY’이다. 하지만 어디서도 도시명의 약칭인 ‘NY’를 빼고 사용하지는 않는다. 만약 ‘NY’를 빼고 ‘I ♥’만 표시한다면 정확하게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이지 알 수 없다. 뉴욕이 있기 때문에 ‘I ♥ NY’이 뉴욕시의 도시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브랜드는 전략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인식시킬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