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필독서…의식이라는 꿈
브랜딩 필독서…의식이라는 꿈
  • 신동호 기자
  • 승인 2021.07.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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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과학의 쟁점을 알고 싶은 독자들의 필독서

의식이라는 꿈’은 의식과학의 쟁점을 알고 싶은 독자들의 필독서로 인정받고 있다.

데닛의 의식 이론은 “우리가 생각한 ‘그런 의식’은 없다”이다.

영미권에서는 1970년대부터 물리적으로 형언하기 힘든, 의식의 사적이고 주관적인 측면들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해 왔다. 데닛은 이를 반박하며 아무도 들여다볼 수 없는 ‘속마음’으로 의식을 바라보는 것은 지구중심설과 다를 바 없는 틀린 직관이라고 지적한다.

데닛의 의식 이론은 크게 부정적·비판적 단계와 긍정적·설명적 단계로 나누어진다. 부정적·비판적 단계에서는 일부 철학자와 과학자 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감각질, 현상적 속성, 현상적 의식, 주관성과 같은 것들을 ‘해체’한다. 감각질(퀄리아)의 어원은 질quality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복수형이다. 의식에 대한 가장 흔한 직관으로 정신 상태의 질적인 내용을 의미하며 의식을 다른 모든 심리 상태들과 명확히 구분된다고 본다. 데닛은 감각질은 없다고 단언한다. 현대 철학자들이 감각질을 전제하고 의식의 주관성을 강조하는 것이 현대의 뇌과학적 성과를 무시한 채 여전히 데카르트적 시각에 갇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긍정적·설명적 단계에서는 뇌가 의식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제안한다. 최근 의식에 대한 철학적 논쟁에서 주목받는 범심론과 환영론 중에서 환영론의 원천 발상은 전부 데닛에게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뇌가 의식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데닛 고유의 이론적 모델을 뼈대로 한다. 이후 데닛은 다중 원고 모델을 더욱 발전시키고 세련되게 다듬은 개념들을 ‘뇌 안의 명성’, ‘두뇌의 유명인’ 등으로 이름 붙였었는데 이 책에서는 ‘환상의 메아리 이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환상의 메아리 이론’은 스타니슬라스 드엔의 광역 뉴런 작업 공간 이론을 뼈대로 삼아 데닛이 보충적 설명을 덧붙였다. 그 핵심은 뇌 안에서 매 순간마다 정보들, 표상들, 신호들 사이에서 선거 또는 오디션과 같은 경쟁과 선발 과정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의식적 뇌는 최정상의 자리를 두고 온갖 정보, 표상, 신호들이 서로 정치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수라장이다. 단일한 자아가 총본부로서 기능하는, 그런 의식은 없다.

바다출판사에서 출간한 ‘대니얼 대닛, 의식이라는 꿈’’/사진=브랜드타임즈®
바다출판사에서 출간한 ‘대니얼 대닛, 의식이라는 꿈’’/사진=브랜드타임즈®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좀비감: 직관의 소멸?, 2장 의식에 대한 삼인칭 접근, 3장 의식이라는 ‘마술’ 설명하기, 4장 감각질이 우리 삶을 살 만하게 해 주는가?, 5장 로보메리가 아는 것, 6장 우리는 지금 의식을 설명하고 있는가?, 7장 환상의 메아리 이론, 8장 의식: 그것은 실제로는 얼마인가?이다.

4장 ‘감각질이 우리 삶을 살 만하게 해 주는가’/사진=브랜드타임즈®
4장 ‘감각질이 우리 삶을 살 만하게 해 주는가’/사진=브랜드타임즈®

인류에게 의식이 생긴 것은 진화의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의 사건이며 생물학적인 현상이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에게 면역, 시각 등의 체계를 선사한 진화적 산물이지만 단순히 마음이 여타 생물학적 현상들과 달라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상적인 생명과학이 기계론적으로 해석할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의식과학은 명실상부 정상과학이 되어 가고 있다. 데닛은 그 기초가 될 수 없는 불량 직관들을 폐기하며 통념과 관성을 부수는 것이 참다운 앎에 기여하는 철학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저자 대니얼 데닛(Daniel C. Dennett)은 과학의 최신 성과와 진화적 관점을 중시하는 철학자다. 이 시대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정평이 난 그는 심리철학, 인지과학, 생물철학의 선구자로서 마음·종교·인공지능 연구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마빈 민스키는 그를 ‘버트런드 러셀 이후 가장 위대한 철학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1942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으며 하버드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학문적 공헌을 인정받아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터프츠 대학교에서 가장 저명한 교수직인 유니버시티 프로페서쉽을 보유하고 있으며 같은 대학교의 오스틴 B. 플래처 철학 교수와 인지 연구 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다.

데닛은 리처드 도킨스의 밈 이론을 자신의 지향계 이론에 결합하여 의식·종교·인공지능 등에 흥미로운 철학 이론을 발전시켜 왔다. 실제로 지난 40여 년 동안 《다윈의 위험한 생각》 《마음의 진화》 《마음의 설계》 《내용과 의식》 《지향적 자세》 등의 저술 활동을 통해 마음을 과학적으로 바라보는 이해의 지평을 넓혀 왔다. 그 밖의 저서로는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 《신 없음의 과학》(공저) 《자유의 진화》 《주문을 깨다》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가 있다.

데닛은 강단의 학자라는 관성에서 비껴가는 고유의 표현법을 고수한다. 직관펌프라고 불리는 사고 실험으로 통념에 빠진 철학자들의 오류를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치밀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논증과 다양한 관찰에 기반한 예증이 있다.

또한 그는 철학자를 가리켜 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데 더 재주가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모든 물음에 답하려는 욕망을 누르고, 열린 마음과 좋은 질문으로 낡은 관행과 전통을 깨뜨리는 철학자라면 ‘나와 세계’를 이해하는 인간의 장대한 구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옮긴이 문규민은 중앙 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 연구교수. 경희 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인도불교학으로 석사 학위를, 서울 대학교 철학과에서 의식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 대학교와 서울시립 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연구했다. 주로 분석철학 계통의 형이상학, 과학철학, 심리철학, 인식론의 주요 문제들을 연구한다. 전문 분야는 의식과학과 형이상학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Making Sense of Consciousness as Integrated Information”(2019), “Exclusion and Underdetermined Qualia”(2019) 등이 있다. 의식과학을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 모임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현대 인류학과 존재론의 새로운 흐름들, 임상심리학과 정신의학 등으로 연구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제대로 된 문제라면 반드시 답이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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