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드레스코드부터 방송인 카를로스 고리토의 ‘N개의 언어’, 파주·광주·제주가 함께 만드는 ‘평화로운 서가’와 언어와 국경을 넘어 함께 하는 ‘피날레’까지 평화를 사유하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방식의 축제가 찾아온다.
오는 9월 12일, 평소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는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통제구역 내 DMZ숲에서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민간 주도로 문화기획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들고, 통일부도 후원하는 ‘2026 DMZ 피스피스 페스티벌(DMZ PEACE PIECE FESTIVAL)’은 사전예약제로 한정된 인원이 참여하는 파일럿 축제로 첫발을 내딛는다. 참가비에는 셔틀·식음료·전체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우리 모두가, 평화의 한 조각’이라는 주제로, 평화를 강연이나 교육으로 전달하기보다 DMZ숲에서 걷고, 쉬고, 듣고, 그리고, 이야기하고, 함께 움직이는 하루를 통해 직접 경험하도록 기획했다.
■ 참가자는 하루 동안 ‘평화를 전하는 정령’으로 변신해 축제의 주인공이 된다
DMZ 피스피스 페스티벌은 갈등과 혐오, 분노와 전쟁으로 세상의 축이 흔들릴 때, 세계 곳곳에 잠들어 있던 ‘평화의 정령’들이 깨어나 DMZ숲으로 모여 평화를 기원하는 제전을 연다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설정했다.
참가자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하루 동안 ‘평화의 정령’이 되어 축제에 참여한다. 요정이나 꽃, 나무, 새, 나비, 버섯 등 숲의 생명에서 자유롭게 영감을 얻어 각자의 방식으로 옷을 입고 꾸미면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분장대회나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니발처럼 참가자가 직접 꾸미고 등장함으로써 축제의 풍경을 함께 만드는 방식이다. 거창한 분장이 아니어도 꽃 한 송이, 작은 액세서리 하나면 충분하다.
축제의 드레스코드는 평화를 가르치거나 선언하기보다 ‘평화를 전하는 존재, 혹은 함께 만드는 일원’이라는 역할을 직접 경험해보게 하기 위한 것으로 이 축제의 특징이다.
■ 숲멍부터 이머시브 시어터 공연, 피날레까지…DMZ숲에서 보내는 다섯 시간
DMZ 피스피스 페스티벌은 복잡한 일상을 떠나 숲에서 머물며 차 한 잔을 마시는 여유로운 시간으로 시작한다. 이후 숲길을 걷고 자연의 소리를 듣는 프로그램부터 토크, 전시, 드로잉, 공연까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평화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토크 프로그램 ‘N개의 언어’에는 JTBC "비정상회담"에서 브라질 대표로 출연한 방송인 카를로스 고리토가 참여한다.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다름이 어떻게 함께 어우러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숲 곳곳에서는 핸드팬과 하프 연주, 성악과 무용 등 하나의 이야기로 엮은 언플러그드 이머시브 공연이 펼쳐진다. 객석에 앉아 공연을 보는 방식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숲길을 이동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음악과 움직임을 만나는 방식이다.
DMZ숲의 식물들로 꾸며진 긴 만찬 테이블 위에는 ‘평화를 차려내다’라는 주제로 사람들의 사물과 이야기를 음식 대신 올려놓은 전시가 펼쳐진다. 평범한 물건 하나가 누군가에게 어떻게 평화를 되찾아준 물건이 되었는지를 이야기와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
■ 파주·광주·제주의 책이 DMZ숲 한 서가에서 만난다
숲 한편에는 파주와 광주, 제주에서 보내온 평화 이야기 책들을 모아 ‘평화로운 서가’도 마련된다. 평화와 공존, 생명, 자연, 관계, 돌봄, 존엄, 연대, 회복처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과 시집, 에세이, 그림책 등 서로 다른 현대사의 기억을 품고 있는 세 도시가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의미있는 프로젝트로 준비된다.
■ 언어와 국경을 넘어 하나로 이어지는 피날레 ‘PEACE RE-BORN’
축제의 마지막에는 이날의 경험을 모두 함께 완성하는 피날레 ‘PEACE RE-BORN’이 펼쳐진다. 음악과 몸짓, 움직임만으로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장면을 함께 완성하는 비언어 퍼포먼스로 국적과 언어가 달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평화를 누군가의 연설이나 선언으로 끝내지 않고, 참가자 모두의 행동으로 완성함으로써 평화를 사유하고 이야기하는 축제의 하루를 잘 닫을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 참여 안내 및 후원제도: 티켓을 사면 축제에 참여하고, 후원하면 축제를 함께 만든다
축제는 사전 티켓 예매를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별도로 축제를 함께 만드는 후원제도 ‘PEACE MAKERS’도 운영한다. 후원금은 올해 축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후원자는 지역과 국적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축제는 후원자들과 함께 만들어진 결과도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다.
DMZ 피스피스 페스티벌 관계자는 “평화라고 하면 전쟁이나 분단처럼 무거운 이야기를 먼저 떠올리지만,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평화는 내 마음에서 시작해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세상으로 이어지는 평화”라며 “평소 들어가기 어려운 DMZ숲에서 하루 동안 마음의 긴장을 풀어 쉬고, 사람을 만나 교류하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보면서 평화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경험 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 DMZ 피스피스 페스티벌은 9월 12일(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통제구역 내 DMZ숲에서 열린다. 민간인통제구역 특성상 사전 신청자에 한해 입장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