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100주년, 기념은 뜨겁지만 관심은 식었다…대한민국 정체성의 위기

- 10월 한 달 한글 관련 언론 보도 2천553건…10월 8일 323건으로 정점 찍은 뒤 월말 14건으로 급감

2026-11-02     신동호 기자

한글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상징하는 국가적 자산이다. 그러나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며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관심은 기념일 전후에 집중되고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한글을 기념하는 것과 한글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다르다.

2026년 10월은 한글날 100주년을 맞아 한글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달이었다. 그러나 빅카인즈가 제공한 104개 언론사의 한글 관련 기사 보도 건수를 분석하면, 한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기념일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이후 빠르게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한민국 정체성의 핵심인 한글을 일회성 기념의 대상이 아닌 지속적인 국가 브랜드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6년 10월 한 달 동안 104개 언론사가 보도한 한글 관련 기사는 총 2553건이다. 10월 8일 323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한글날인 10월 9일 255건, 10월 10일에는 43건으로 급감했다. 10월 31일에는 14건까지 줄었다. 한글날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기념일이 지나자 한글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빅카인즈

대한민국 정체성의 핵심, 한글

한글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민족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가장 중요한 국가적 자산이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창제 원리,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문자 체계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문화적 경쟁력이다.

2026년은 1926년 처음으로 기념한 한글날, 당시 가갸날을 기준으로 10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다. 한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미래 세대에 계승해야 할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러나 한글날 10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에 비해 한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지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숫자로 드러난 한글에 대한 언론의 관심

빅카인즈가 제공한 104개 언론사의 2026년 10월 한글 관련 기사 보도 건수는 총 2553건이다.

일별 보도 건수를 살펴보면 10월 1일 86건, 10월 2일 81건에서 출발해 10월 6일 203건, 10월 7일 247건으로 증가했다. 10월 8일에는 323건으로 한 달 중 가장 많은 기사가 보도됐다.

하지만 한글날인 10월 9일에는 255건으로 줄었고, 다음 날인 10월 10일에는 43건으로 급감했다. 이후 일별 등락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으며, 10월 31일에는 14건에 그쳤다.

특히 10월 8일 최고치와 비교하면 월말 보도량은 약 95.7% 감소한 수준이다. 10월 1일부터 9일까지의 하루 평균 보도량은 약 144건이었지만, 10월 10일부터 31일까지는 약 57건으로 약 60% 줄었다.

이는 한글 관련 보도가 한글날 100주년이라는 기념 이슈에 집중됐으며, 기념일 이후에는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념하는 한글에서 발전시키는 한글로

한글날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와 보도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한글의 가치를 일상과 산업, 교육과 문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일이다.

한글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문화 콘텐츠이자 디자인 자산이다. 한글 서체와 타이포그래피, 한글을 활용한 패션·주얼리·제품 디자인, 디지털 콘텐츠와 인공지능(AI) 시대의 문자 인터페이스까지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AI 시대에는 한글의 창제 원리와 구조적 특성을 현대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산업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한글을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산업과 기술, 문화와 경제를 연결하는 국가 브랜드 자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언론 역시 한글날 전후의 기념행사와 역사적 의미를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글의 현재와 미래, 산업적 가치와 세계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조명해야 한다.

한글은 10월 9일 하루만 기념하는 문화유산이 아니다

한글날 100주년은 지나간 100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기념일에는 뜨겁게 주목하고 다음 날부터 관심이 식어버리는 현실을 반복한다면 한글의 미래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한글을 국가 브랜드로 인식하고, 교육·문화·산업·기술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한글의 가치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사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한글날 100주년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한글을 얼마나 기념했는가가 아니라, 한글을 얼마나 발전시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