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브랜드노믹스® 32…”농지 전수조사”, 농민의 삶과 국민의 미래를 지키는 정책이어야

- 농지 투기 근절과 식량안보 확보가 목표…농민의 재산권과 생존권 보호 없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2026-10-15     신동호 기자

정책 브랜드는 국민이 정부와 여당의 정책 역량과 국정 운영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따라서 정책을 수립하고 발표하기까지 꼼꼼하고 세밀한 검토를 거쳐야 하며, 실행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을 통해 반드시 성공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정책 브랜드는 단순한 행정적 정책을 넘어 국민과 정부 모두에게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노믹스® 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이 국민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은 예상보다 훨씬 크고 광범위하다.

성공적인 정책 브랜드노믹스® 효과는 국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높이고 정책에 대한 신뢰와 체감도를 향상시킨다. 이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정책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고 국정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농지는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다. 농민에게는 생존의 터전이고, 국민에게는 먹거리의 생산기반이며, 국가에는 식량안보를 지키는 전략자산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의 소유와 이용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농지 투기와 불법 이용을 바로잡아 농지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조사 자체가 정책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농지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가 다른 현실, 고령농과 상속농의 특수성, 임대차 관계, 농촌의 인구 감소 등 복잡한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오히려 선량한 농민의 재산권과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농지 전수조사는 불법 행위 적발과 처벌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농민 보호, 농업 생산기반 강화, 국민 식량안보 확보, 농촌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정책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사진=KBS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는 2026년 5월 1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방정부와 함께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전국 농지의 소유·경작·이용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기 위해 2년간 단계적으로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2026년에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약 115만ha를 대상으로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2027년에는 1996년 이전 취득 농지 약 80만ha까지 조사해 전체 농지 정보를 현행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사에는 인공지능(AI), 위성사진, 드론 등 첨단기술이 활용되며, 2026년 조사 관련 예산으로 국비 670억 원을 확보하고 약 5,000명의 조사 인력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국가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명백한 투기와 중대한 불법 농지전용은 엄정하게 조치하되, 상속·고령농·이농 등 농촌의 현실에서 발생한 관행적이고 경미한 위반은 정상화·양성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농지은행을 통한 임대 위탁과 고령농 지원 등 보완책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 시행 과정에서 임차농의 영농 기반이 흔들리고 임대차 계약 해지 우려가 제기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농지 전수조사의 성공 여부는 불법 농지를 얼마나 적발했느냐가 아니라, 농민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농지를 농업 생산에 활용하도록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1. 농지 전수조사,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출발점

대한민국 농업의 근간은 농지다. 농지가 있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농업이 지속되어야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농지가 농업 생산보다 부동산 투기와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농업의 지속가능성은 물론 국가 식량안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는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 5월 18일부터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소유관계, 실제 경작 여부, 시설 설치 및 불법전용 여부, 휴경 상태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행정정보와 AI, 위성사진 등을 활용해 조사 대상을 선별하고, 의심 농지는 현장 조사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농지의 소유자와 실제 이용 현황을 일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농지법의 취지에 맞게 농지가 실제 농업 생산에 활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농지의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실경작자 중심의 농지 이용 질서를 확립한다면 청년농과 귀농인의 농지 접근성을 높이고 농업 생산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 농민의 재산권과 생존권, 정책의 중심에 있어야

농지 전수조사에서 가장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은 농민의 재산권과 생존권이다.

농촌의 현실은 법과 제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고령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민, 부모에게 농지를 상속받은 자녀, 여러 명이 공동으로 소유한 농지, 오랫동안 임대차 관계를 유지해 온 임차농 등 다양한 형태의 농지 소유와 이용 관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소유자와 경작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이나 투기로 판단한다면 선량한 농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특히 농지 임대차 문제는 임차농의 생존권과 직결된다. 농지 전수조사 이후 임대차 계약이 해지되거나 농지 소유자가 처분을 우려해 임대를 중단하면 실제 농사를 짓던 임차농은 하루아침에 영농 기반을 잃을 수 있다.

실제로 2026년 10월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농지 전수조사로 인한 임차농의 영농 기반 상실 우려와 임대차 증가 문제가 제기됐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기존 거래관계를 인정하는 임대수탁 제도 개선과 임대차 해지 피해 농가에 대한 농지은행 우선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농지 투기를 막는다는 명분이 농사를 짓는 농민의 삶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 농지 전수조사는 농민을 규제하는 정책이 아니라 농민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3. 농지 투기와 불법 이용 근절, 농지의 본래 가치를 회복해야

농지 전수조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농지를 투기 대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주요 투기 유형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행위, 농업법인이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행위, 경매 등을 통해 농지를 공유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농업진흥지역에 야영장이나 야적장 등 비농업용 시설을 불법 설치하는 행위도 중대한 불법전용 대상으로 제시됐다.

이러한 행위는 농지 가격을 왜곡하고 실제 농사를 짓고자 하는 농민의 농지 확보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청년농과 귀농인에게 농지 가격 상승은 농업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

농지 투기 근절은 단순히 부동산 시장을 관리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농지가 농업 생산에 활용될 수 있도록 회복하는 것은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출발점이다.

다만 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은 위반행위의 고의성, 취득 경위, 실제 이용 상태, 법령상 예외와 구제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진행해야 한다. 투기 목적의 불법 행위에는 엄정한 책임을 묻되, 농업 현장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사정까지 동일한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4. 농지 보호는 국민 식량안보와 국가경제를 지키는 일

농지 전수조사의 궁극적인 수혜자는 농민만이 아니다. 농지를 보전하고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먹거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국제 농산물 시장의 가격 변동과 기후변화, 전쟁과 공급망 위기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해외 농산물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내 농업 생산기반이 약화되면 국민의 식탁과 물가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농지는 한 번 다른 용도로 전용되거나 생산기반이 훼손되면 다시 농업 생산에 활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농지를 보전하는 것은 현재 농민의 생산활동을 보호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의 식량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투자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농지 전수조사는 농업을 중심으로 한 전후방 산업의 성장과 연결될 수 있다. 농지 이용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실제 경작자의 농지 접근성이 개선되면 종자·비료·농기계·농산물 유통·가공·저장·물류 등 농업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농지 전수조사의 성과는 적발 건수나 행정처분 규모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농업 생산성, 농민 소득, 농지 이용률, 청년농의 영농 진입, 농산물 공급 안정성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실질적인 효과로 평가해야 한다.

5. 조사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한 기준과 지속가능한 사후관리

농지 전수조사가 성공적인 국가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조사 이후의 제도 설계가 더욱 중요하다.

첫째, 농지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의 상황을 구분하는 합리적인 조사 기준이 필요하다. 고령농, 상속농, 공동소유 농지, 장기 임차농 등 농촌의 다양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둘째, 투기 목적의 불법 행위와 관행적으로 발생한 경미한 위반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정상화·양성화 방침을 현장에서 일관되게 적용하고, 농민이 사전에 위반 여부와 개선 방법을 알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셋째, 임차농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임대차 계약 해지로 영농 기반을 잃은 농민에게 대체 농지를 우선 지원하고, 농지은행을 통한 임대수탁과 공공임대용 농지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넷째, 조사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과 재심사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 AI와 위성사진은 조사 대상을 선별하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농업 현장의 모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최종 판단에는 현장 확인과 충분한 소명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다섯째, 조사 결과를 일회성 행정자료로 끝내지 않고 농지 정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농지 데이터베이스로 발전시켜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2026년 10월 12일부터 농지 전수조사 상담센터(1811-8852)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현장의 불안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소통이 단순한 민원 안내를 넘어 농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실질적인 창구로 발전해야 한다.

6. 정책 브랜드노믹스®, 농지 전수조사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해야

정책 브랜드노믹스® 관점에서 농지 전수조사의 성패는 정부가 얼마나 많은 농지를 조사하고 위반 사례를 적발했는지에 달려 있지 않다. 정책에 투입한 예산과 행정력을 통해 농민과 국민에게 얼마나 큰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냈는지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의 투입 대비 성과를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하는 정책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율) 평가체계가 필요하다.

정책

특히 670억 원의 2026년 국비 예산과 약 5000명의 조사 인력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조사 비용 대비 농지 정상화 효과와 농업 생산기반 보호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농지 전수조사로 확보한 데이터를 농업정책, 농촌 개발, 청년농 육성, 농산물 유통정책과 연계한다면 단순한 농지 관리 행정을 넘어 국가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를 가진 사람을 조사하는 정책에서 농지를 통해 국민의 미래를 지키는 정책으로 발전해야 한다.

농지 전수조사가 달성해야 할 진정한 정책 가치이자 정책 브랜드노믹스®가 주목해야 할 경제적 성과는 다각적인 정책 효과로 실현되어야 한다. 우선 농민의 소득을 안정시키고 재산권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여 농민 보호 효과를 높여야 하며, 실경작률 향상과 유휴농지 감소를 통해 농지 이용 효과를 제고해야 한다. 또한 청년농 유입과 생산성 향상으로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식량 생산기반 및 공급을 안정시켜 국민 편익을 증대해야 한다. 나아가 농업 전후방 산업의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함으로써 국가경제 차원의 성과를 완성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