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위기 해결…”민주당TV’보다 브랜드 정체성 회복”

- 71년간 쌓아온 ‘민주·진보·혁신·공정·포용’의 가치가 경선 과정에서 흔들려…수단인 채널보다 본질이 먼저

2026-08-23     신동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위기에 놓였다. 이번 위기의 핵심은 외부의 공격이나 단순한 선거 패배가 아니라, 당 내부에서 스스로 만들어 낸 브랜드 정체성의 혼란과 훼손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1955년 9월 19일 창당 이후 71년 동안 민주당 계열 정치세력이 축적해 온 역사와 정체성은 한 번의 당대표 경선을 거치며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을 지탱해 온 핵심 가치였던 민주, 진보, 혁신, 공정, 포용 등의 언어가 경선 과정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부정적 프레임으로 전환되면서, 선거는 끝났지만 당 내부의 갈등과 분열은 오히려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석 신임 당대표가 제시한 ‘민주당TV’ 역시 단순히 새로운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무엇을 전하고 어떤 정체성을 회복할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민주당의 위기는 홍보 채널이나 콘텐츠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정체성의 위기, 신뢰의 위기, 그리고 내부 결속의 위기다.

브랜드 관점에서 볼 때 ‘민주당TV’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국민과 당원에게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 민주당을 다시 강한 브랜드로 만드는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채널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경선 과정에서 훼손된 민주당의 핵심 가치와 브랜드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잘못된 정체성을 더 효과적인 채널로 전파한다고 해서 브랜드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1. 민주당 위기의 본질은 ‘내부에서 만들어 낸 정체성 파괴’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역사와 경험, 구성원의 행동과 약속, 그리고 국민이 느끼는 신뢰가 반복적으로 쌓이면서 하나의 정체성이 만들어진다.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 계열 정치세력이 오랜 세월 축적해 온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에는 ‘민주’, ‘진보’, ‘혁신’, ‘공정’, ‘포용’이라는 가치가 자리해 왔다.

그러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이러한 가치가 충분히 강화되기보다 상대 진영을 향한 ‘스마트 독재(박정희)’, ‘뉴이재명(정통 민주당원 배척)’, ‘불공정(출마 기준 미달 송영길, 김용 위해 당규 변경, 선호 투표제)’, ‘분열(친명, 신천지)’, ‘불법(불법 전화방과 당원 명부 활용)’, ‘불공정(불법 선거 증거 기각)’, ‘거짓(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3자 비밀 연합)’ 등의 언어와 충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선거에서는 승리와 패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당내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이기기 위해 사용한 언어가 선거 이후에도 당 전체의 이미지로 남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후보 개인의 선거 전략이 당 전체의 브랜드 정체성을 훼손하는 순간, 선거의 승자는 나올 수 있어도 브랜드 민주당은 패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 브랜드는 일반 기업 브랜드보다 정체성의 중요성이 훨씬 크다. 기업은 제품을 바꾸거나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지만, 정당은 결국 구성원과 지지자들이 공유하는 가치와 신념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민주당이 내부 갈등 속에서 스스로 민주당답지 않은 언어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생산한다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신뢰다.

채널A의

2. 브랜드 정체성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에 담긴 의미’

브랜드 정체성을 로고, 색상, 슬로건, 유튜브 채널과 같은 눈에 보이는 요소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보이는 것은 현상이다. 진짜 핵심은 그 현상이 함축하고 있는 내면의 의미와 가치다.

민주당이라는 이름도 마찬가지다. ‘민주당TV’라는 채널을 만들고,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며,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다고 해서 민주당의 브랜드 정체성이 자동으로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채널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어떤 가치를 전달하며, 국민과 당원에게 어떤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다.

브랜드의 본질은 포장이 아니라 약속이다.

그리고 정체성은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민주당의 브랜드 정체성 역시 당원과 지지자를 강력한 신뢰로 연결하는 본질적인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체성이 무너지면 신뢰가 약해지고, 신뢰가 약해지면 결속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당에 대한 호감과 지지 기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나친

3. '민주당TV’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김민석 당대표가 민주당 브랜드 강화를 위해 ‘민주당TV’ 개설하라 지시한 것은, 그 자체가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유튜브는 오늘날 정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플랫폼이다.

하지만 채널을 만드는 것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민주당TV’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전파하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와 영상, 뛰어난 진행자,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정체성이 혼란스럽거나 부정적이라면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없다.

오히려 잘못된 정체성을 더 강력한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전파할 경우, 브랜드 훼손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에서 말하는 목적과 수단의 구분이다.

민주당이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어떤 채널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민주당으로 다시 기억될 것인가’다.

‘민주당TV’는 그 답이 나온 이후에 만들어야 한다.

민주, 진보, 혁신, 공정, 포용이라는 가치가 다시 민주당의 언어와 행동 속에 살아날 때, 유튜브는 강력한 브랜드 전파 도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당 내부의 갈등과 불신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채널부터 만든다면 ‘민주당TV’는 또 하나의 논란과 분열의 공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진=경향TV

4. 지금 필요한 것은 ‘홍보 강화’가 아니라 ‘정체성 회복’

민주당이 정말로 ‘민주당다운 민주당’을 만들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경선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정적 정체성과 상처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보는 것이다.

당대표 경선은 끝났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상처까지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승리한 측이 먼저 손을 내밀고, 당의 통합을 위해 어떤 언어와 행동이 적절한지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랜드 회복의 첫 단계는 새로운 광고나 홍보가 아니다.

신뢰 회복이 먼저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상처에 대해 진정성 있는 성찰과 사과가 필요하다. 그리고 민주당의 정통 정체성이 무엇인지 당원과 국민이 다시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다운 민주당’이란 특정 계파나 특정 정치인의 민주당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인정하면서도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고,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공정과 포용의 가치를 실천하는 정당이어야 한다.

이러한 정체성이 회복될 때 당원들은 다시 하나의 가치 아래 결집할 수 있다.

결집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신뢰가 있는 결집은 연대로 이어지고, 연대는 변화를 만들며, 변화는 다시 혁신의 동력이 된다.

그렇다. 민주당의 위기는 ‘민주당TV’를 만들지 못해서 발생한 위기가 아니다. 반대로 유튜브 채널 하나를 새로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수단의 혁신보다 본질의 회복이다.

71년 동안 축적해 온 민주당의 브랜드 자산은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 진보, 혁신, 공정, 포용이라는 핵심 가치를 다시 당의 언어와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특히 김민석 당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채널을 통해 민주당을 설명하기에 앞서,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3자 비밀 연합의 실체에 대해 명명백백 밝히고, 당이 왜 민주당다운 민주당이어야 하는지를 먼저 내부 구성원과 국민에게 보여주는 일이다.

경선 과정에서 훼손된 정체성에 대해 진심으로 성찰하고, 통합의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며, 민주당의 본래 가치로 돌아갈 때 비로소 브랜드도 다시 회복될 수 있다.

그때 당원들은 정체성을 중심으로 다시 결집하고, 서로 연대하며,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의 축적은 2028년 총선은 물론 2030년 대통령선거에서도 집권을 꿈꿀 수 있는 탄탄한 정치적·브랜드적 토대가 될 것이다.

결국 민주당이 먼저 만들어야 할 것은 ‘민주당TV’가 아니라, 당원과 국민이 다시 자랑스럽게 부를 수 있는 ‘민주당다운 민주당’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