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브랜드노믹스® 28…레버리지 ETF 정책, 시장 활성화보다 투자자 손실만 키웠다

- AI 열풍 속 고위험 정책의 역풍…개인투자자 2조 원대 손실, 정책 신뢰도 흔들

2026-07-30     신동호 기자

정책은 기업의 이익 관점이 아닌 국민의 이익 관점에서 설계 되어야 한다

정책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설계되거나 시행 시기를 놓치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논란이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스펀드: Exchange Traded Fund) 정책은 정책 브랜드노믹스®(Policy Brandnomics®) 관점에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는 AI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수요를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고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다. 그러나 정책은 시장 활성화라는 목표와 달리 투기성 자금을 집중시키며 변동성을 확대했고, 결국 개인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안기는 결과를 낳았다.

레버리지

과열된 시장에 고위험 상품을 허용한 정책 판단

가장 큰 문제는 정책의 시행 시점이었다.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이 급등하며 투자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손실 역시 급격히 확대됐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매일 수익률을 다시 계산하는 리밸런싱 방식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수록 장기 투자자의 수익률은 기초자산보다 크게 악화되는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한다. 결국 많은 투자자들이 기초 종목보다 훨씬 큰 손실을 경험했다.

투자자 보호보다 시장 확대에 무게

정책 설계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도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위험 상품이라는 사실은 안내됐지만 실제 투자 규모와 레버리지 확대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는 미흡했다.

시장 급락 이후 금융당국은 뒤늦게 투자 한도 제한, 예탁금 상향, 신규 상품 규제 등 각종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시장의 충격은 상당 부분 현실화된 뒤였다. 정책은 사전 예방보다 사후 대응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개인투자자 2조 원대 손실…정책의 사회적 비용

이번 사태로 개인투자자의 직접 투자 손실은 약 2조~2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반도체 레버리지 ETF는 고점 대비 70~80% 가까이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원금 회복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

시장 전체의 충격도 적지 않았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조 달러(약 2천700조 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ETF 자체의 손실 규모가 아니라 국내 증시 전체 가치가 축소된 규모지만, 정책이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정책 브랜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

브랜드노믹스® 관점에서 정책 역시 하나의 브랜드다. 국민은 정책을 통해 정부의 판단과 신뢰를 평가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충분한 위험 분석과 안전장치 없이 추진된다면 정책 브랜드의 가치는 급격히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례는 '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가 오히려 국민 자산의 손실과 정부 신뢰 하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성장'보다 '신뢰 회복'

금융당국은 앞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자격 강화, 투자 한도 제한, 신규 상장 규제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제도 개선만으로는 이미 훼손된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정책 브랜드노믹스®의 핵심은 정책이 얼마나 많이 만들어졌느냐가 아니라 국민에게 얼마나 신뢰받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느냐다. 위험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고위험 정책은 단기적인 시장 활성화보다 훨씬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ETF 레버리지 정책은 정책이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잃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정책의 성공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