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한富랜드] 281...’사서고생™’, 공유서점

- 성북천에 피어난 ‘책의 서재’, 도심 문화 실험 시작한 신개념 브랜드

2026-03-18     김진덕 기자

강화도에서 400평 규모의 독채 한옥스테이 ‘편안집’을 운영해 온 국내 여행업 법인 (주)어플 팀이 이번에는 서울 도심 속 새로운 문화 실험에 나섰다. 무대는 서울 성북천. 이들이 선보일 프로젝트는 개인의 서재를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 공유서점 ‘사서고생(私書庫生)’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서점이 아닌, ‘사람의 시간과 서사가 쌓인 책’을 매개로 한 문화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성북천을 선택한 이유도 분명하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도보 5분 거리, 늘벗다리 인근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휴먼 스케일’의 매력을 지닌 장소다. 하천 폭이 좁아 건너편과의 거리감이 크지 않고, 물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산책 동선은 도시 속에서도 친밀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한성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고려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인근 대학들이 만들어내는 젊은 사유의 흐름과, 골목마다 자리한 카페와 노포가 더해져 성북천만의 독특한 로컬 감성이 형성돼 있다. (주)어플 팀은 이러한 환경이 ‘책과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가장 적합한 무대라고 판단했다.

공유서점

공유서점 ‘사서고생™’은 기존 서점과는 결이 다르다. 일본 기치조지의 ‘혼토노 혼다나’나 국내 목포 사례에서 착안했지만, 이를 서울의 감성과 문법으로 재해석했다. 개인이 자신의 책장을 임대해 직접 큐레이션하고, 그 안에 담긴 삶의 흔적과 취향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방식이다.

브랜드 네임 ‘사서고생(私書庫生)™’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해서 힘들어지다”는 뜻으로 “스스로 힘들게 하거나, 불필요하게 고생을 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을 동음의 한자로 재해석했다.

‘‘사서(私書)’는 개인의 서재를 의미하고, ‘고생(庫生)’은 창고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책을 뜻한다. 단순한 중고서점이 아니라, 입점자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책과 그에 얽힌 이야기가 함께 공유되는 ‘실존의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공간 역시 이러한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약 45평(146.15㎡) 규모의 창고형 건물을 기반으로, 프랑스와 한국 건축사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한 최승원 건축사와 협업해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투박한 건물 특성을 살리고, 천장 텍스를 제거해 드러난 철골 트러스를 활용하는 등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를 적용했다.

이는 전통적인 ‘세련된 서점’의 이미지보다는, 거칠지만 개성 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서사가 충돌하고 공존하는 ‘힙한 문화 살롱’을 지향하기 위함이다. 내부에는 약 80여 개의 개인 책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유서점

‘사서고생™’은 봄철 성북천을 따라 피어나는 벚꽃과 함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주)어플 팀은 “자신의 책장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를 표현하고 싶은 ‘성북천 감성러’들의 참여를 기다린다”며 “현재 철거를 마치고 공간 디자인 시안을 확정하는 단계로, 입점 문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옥스테이 ‘편안집’에 이어 공유서점 ‘사서고생’까지, 공간과 경험을 엮어내는 (주)어플 팀의 다음 행보가 서울 도심 속 새로운 문화 흐름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