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깊은 뜻이 브랜드 113…아산시 ‘이순신체’
- 영화 ‘명량’에서 얻은 불멸의 아이디어! “이순신체”
대한민국 불멸의 영웅 이순신장군을 주제로 만든 영화 “명량”이 2014년 07월 30일 개봉을 한다는 소식이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었다.
이순신장군은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에게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기가 손색이 없기 때문에 “명량”의 흥행은 어느 정보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 였을지 모른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한글을 대표하는 브랜드 한그리아(글꼴사업부 대표 김진덕) 역시 영화 “명량”의 소식에 예외일 수 없었다.
어느 날의 회의 시간이었다. 김진덕대표는 아래에 있는 “명량”의 포스터를 보여 주고는 “명량” 서체는 누가 쓴 걸까? 라면서 이왕이면 이순신장군께서 쓰신 서체이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순신장군이 생전에 쓴 한글은 없을 것이지만 그래도 모르니 자료를 찾아보라 했다.
회의가 끝나고 몇 일을 인터넷, 박물관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혹시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순신장군의 한글 글씨와 관련된 자료를 찾았지만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대신 이순신장군이 쓴 난중일기와 여러 가지의 한문 문장들은 쉽게 볼 수가 있었다.
이순신장군이 쓴 한글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김진덕대표는 그럼 우리가 이순신장군 얼과 기상이 느껴지는 한글 서체를 개발해 보자고 하였다.
서체 개발의 시작은 주제(모티브)를 선정하고 자료를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순신장군의 글씨를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이순신장군이 쓴 한문에 관한 자료를 방대하게 수집하였다.
그 중에서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고 인용되고 있음은 물론 이순신장군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자료를 선택하고 한문에 있는 요소를 활용해 한글로 표현해도 한문 이미지에 어울리는 서체를 개발하기 시작 했다.
서체를 개발하던 중 서체의 개발이 문제가 아니라 개발된 서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국민의 영웅인 이순신장군의 이름이 들어가는 서체를 상업용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전국민에게 무료 배표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갑론을박 끝에 무료로 배포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럼 어떻게 무료 배포를 하면 더 많은 국민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재)충남문화산업진흥원에서 충남 아산시 “이순신” 캐릭터디자인 개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순신장군 하면 현충사가 있는 아산시(시장 복기왕)가 가장 적합하므로 아산시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아산시와 연이 없었던 터라 (재)충남문화산업진흥원의 “이순신” 캐릭터디자인 담당자에게 무작정 전화를 하여 이순신체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했더니 아산시 홍보팀 담당자를 알려 주었다.
잠시도 지체할 필요도 없이 아산시 홍보 팀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여 이순신 서체 개발과 무료배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수화기 너머로 느껴지는 뉘앙스는 또 어떤 사기꾼이 전화를 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전화통화로는 안되겠다 싶어 담당자는 손해볼일 없으니 한 번만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사정을 하여 만날 날짜를 정하고 아산시청 홍보 팀으로 찾아가 회의를 하였다.
어느 정도 긴장이 풀어질 때쯤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냐고 물어보았더니 역시나 무료를 가장한 사기꾼이 아닌가 했다는 것이었다.
담당자와 서체 발표는 이순신장군의 탄신 일이며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인 2015년 04월 28일에 발표하자고 협의하고, 아산시 내부 절차는 담당자가 처리하기로 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서체 개발이 완료가 되었다. 발표 전에 서체 오류에 대한 테스트를 하기 위하여 아산시 홍보 팀 담당자에게 서체 파일을 보내주고 내부에서 다양하게 사용해 보고 의견을 달라 하였다.
서체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여 개발된 서체를 예정대로 이순신 장군 탄신일인 4월 28일에 발표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발표 예정일을 몇 일 앞두고 담당자로부터 급박하니 통화가 필요하다는 문자를 받고는 전화를 했다.
내용은 이순신체 개발의 주제(모티브)로 사용된 한문 서체가 100% 확실한 이순신장군의 필체가 아닐 수도 있는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한 자료라는 것이었다.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맞은 느낌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마음에 다음 날 아산시청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이순신 전문가인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을 만나 다시 한 번 확인한 결과 100% 이순신장군이 쓴 글씨인지 아닌지 확인이 되지 않는 자료라는 것이었다.
자료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순신장군의 탄신일인 4월 28일에 서체를 발표하지 못하는 것과 그 동안 서체 개발에 쏟은 시간과 열정을 생각하면 못내 아쉽지만 이순신장군의 얼과 혼이 담긴 서체를 새롭게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논란을 피하기 위해 100% 이순신장군이 쓴 글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난중일기의 글씨를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으로부터 받아 서체 개발을 시작했고, 서체 발표는 한글날인 10월 9일에 하기로 했다.
서체를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서체 브랜드 네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아산시의 홍보를 위해 ‘아산시 이순신체’로 하자는 의견과, ‘이순신 장군’은 대한민국 아니 전세계가 추앙하는 영웅이기 때문에 아산시를 빼고 ‘이순신체’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이순신체’로 결정했다.
2015년 10월 07일 아산시 복기왕 시장, 한그리아 김진덕 대표와 다수의 언론사가 참여한 가운데 이순신체재능기부 협약식과 무료배포를 알리는 행사를 가졌다.
그리고 2015년 10월 9일부터 이순신체는 아산시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되었고 무료배포 3개월 만에 8만건의 내려 받기(다운로드) 기록을 세웠으며, 지금은 국민서체가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편 2023년 12월 20일 개봉한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노량: 죽음의 바다’ 속 자막은 ‘이순신체’로 제작됐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담아냈다. 제작진은 “영화 속 자막을 이순신체로 만들어 의미까지 더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