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한富랜드] 63…어하둥둥®

- 브랜드 네임과 디자인은 브랜드 정체성과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2021-10-27     김진덕 기자

어하둥둥®은 양주시 농특산물 공동브랜드다. 2006년 탄생해 올해로 15년이 된 브랜드다.

가락동농수산물 도매시장처럼 도매시장으로 대량유통이 되다 보니 소비자 눈에 자주 띄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브랜드 연상이다. 브랜드 네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아닌 “노랫가락을 겸하여 아기를 어를 때 내는 소리”인 감탄서 ‘어화둥둥’이 먼저 떠오른다.

양주시

브랜드 정체성(아이덴티티)는 브랜드 근간이다. 정체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네임, 브랜드 디자인, 브랜드 스토리,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일관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

양주시 농특산물 공동브랜드는 양주시에서 생산된 우수한 농특산물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 어디에서도 우수한 농특산물의 이미지는 찾을 수 없다.

첫 번째 브랜드 네임이다. 양주시의 설명에 따르면 어하둥둥®의 ‘어하(御下)’는 ”왕이 내린 마을 (태조가 무학대사와 함께 회암사를 찾을 때 이 곳에 내려옴)”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어사전에 있는 어하(御下)는 “아랫사람을 통솔하고 지도함”이란 뜻으로 설명되어 있다. 왕이 내린 마을이란 뜻과 어떤 연관성도 없다.

‘둥둥’은 “별산대 등 양주시 전통문화의 멋과 흥을 상징”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주시 농특산물의 우수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억지스런 해석일 뿐이다.

두 번째는 브랜드 디자인이다. 양주시가 추구하는 우수한 농특산물 이미지도 없다. 그렇다고 브랜드 네임 어하둥둥®과 연광성도 없다. 하트 모양을 붉을 태양, 갈색 땅, 초록 자연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어하둥둥®은 브랜드 정체성(아이덴티티), 브랜드 네임, 브랜드 디자인 간에 연관성이 없고 제각각이다. 소비자에게 바람직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감탄사 “어화둥둥”과 춘향전 사랑가에 있는 “사랑 사랑 내 사랑아 어화둥둥 내 사랑아”다.

양주시 담당자에 따르면 “공동브랜드 어하둥둥®은 도매시장 유통이 대부분이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 보다 브랜드에 대한 심도 있는 진단을 먼저 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