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씨, 원주시 역사박물관에 일사 김봉룡 선생 작품 기증

- 주칠 애기장 2점과 작품집 1점, 25일부터 일사 김봉룡실 전시 중

2021-05-26     김진덕 기자

최근 옛 원주칠공예주식회사의 설립자인 고() 박만희 대표의 딸 박정수 씨(경기 고양시)가 일사 김봉룡 선생의 주칠 애기장 2점과 작품집 1점을 원주시 역사박물관(관장 박종수)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작품집은 김봉룡 선생의 작품 중 명작만을 엄선해 1976년 동아일보사에서 출판한 책으로, 박정수 씨가 고종사촌 방재승 씨를 통해 기증했다.

원주시 역사박물관은 주칠 애기장과 일사 김봉룡 작품집을 더 많은 시민이 접할 수 있도록 25일부터 일사 김봉룡실에 전시하고 있다.

원주시

이번에 박정수 씨가 기증한 주칠 애기장은 1976년 박만희 대표가 딸 결혼 혼수품으로 일사 김봉룡 선생에게 의뢰한 것으로 김봉룡 선생의 작품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제작된 명작이다.

높이 110cm, 폭 68cm의 애기장은 3단으로 나눠 수납공간을 구분하고 각 단마다 하나씩 모두 3개의 여닫이문을 달았다. 세 개의 문은 사각 테두리 안에 각각 한 쌍의 용과 학, 사슴을 나전으로 장식했다. 바탕은 주칠(붉은색 옻칠)이며, 두 개의 농이 세트를 이루고 있다.

원주시 역사박물관은 지난 2012년 일사 김봉룡 선생의 유족으로부터 다양한 칠공예 재료와 도구를 비롯해 1925년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 장식공예품 박람회 상장 등 일사 김봉룡 선생의 유품 3,300여 점을 기증받았다.

이후 근현대 한국 칠공예의 거장이자 일사 김봉룡 선생의 스승인 수곡 전성규 선생의 작품 다수를 수집해 국내 최고의 칠공예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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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옛 원주칠공예주식회사 고 박만희 대표는 1953년 강원석유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대표이사직을 지냈다. 1957년에는 원주칠공예주식회사를 설립해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우수한 원주 옻을 채취하고 정제해 수출하는 등 원주 옻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1968년 1월, 당시 인간문화재 제10호로 최고의 명성을 누리던 일사 김봉룡 선생을 원주칠공예주식회사의 공예부장으로 초빙해 원주가 칠공예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당시 원주는 일제 강점기 때 대량으로 식재된 옻나무 자원은 풍부했지만, 옻칠을 활용해 수준 높은 작품을 제작하는 장인이 없어 옻칠 생산지에 불과했다.

일사 김봉룡 선생을 초빙하면서 통영에서 활동하던 심부길, 천상원 등 당대의 옻칠공예 거장들이 원주로 함께 이주한 데 이어 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 이형만, 국내 최초로 기능이 단절된 채화칠 기능을 재현한 양유전이 원주에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