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불공정을 줄이고 디자인산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공공기관부터 앞장서야 한다.
'2017 디자인전문회사 피해실태조사'에 따르면 실태조사에 참여한 620개 기업 중 29.5 %인 183개기업(국내용역 183개 / 해외용역피해기업 17개)이 지난해 진행한 디자인개발 용역 중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직전해인 2016년 17.6% 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강력한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디자인산업계에 만연한 불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인터랙티브 디자인 및 성과보수(제품 디자인 관련)와 관련된 디자인표준계약서 4종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표준계약서가 불공정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불공정 거래 관련 국내 피해 사례 별 경험률에 나타난 11가지 유형 중 ‘계약 후 무리한 디자인 변경이나 수정작업 요구가 2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계약과 무관한 별도 개발 요구가 23.5%, 제안서 제출 후 프로젝트 무산 통보가 21.8%, 시안경쟁 PT 제안서 보상비 불인정이 21.5%로 나타났다.
특히 시안경쟁 PT에 참가했지만 제안서 보상비(리젝트피)를 받지 못한 사례는 디자인표준계약서가 최종 수주업체를 결정한 이후 양자간 계약만을 다루고 있어 업체 선정 전 경쟁에 참여하는 디자인기업을 보호할 방안이 될 수 없으므로 추가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
지적재산 관련 피해 사례 별 경험률은 3가지로 계약규정 외 지식재산권 저촉문제에 빠른 배상 요구, 경쟁 입찰 참여 시안 무단 사용, 계약조항 외 디자인 개발에 따른 모든 지식재산권 양도 요구 순으로 나타났다.
디자인전문기업과 발생한 국내 피해 주요 분쟁대상으로는 중소기업 42.1%, 대기업 25.1%, 정부공공기관 24.6% 순으로 나타났다.
디자인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할 정부공공기관 조차 불공정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2019년 1월 11일 현재 3개월 간 나라장터에 공고된 브랜드와 디자인 관련 정부공공기관의 입찰 30건 중(제안서, 시안 PT)포함 보상비(리젝트피)를 제공한다는 입찰은 한 건도 없다.
디자인기업의 불공정 피해를 줄이고 디자인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민간기업도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