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브랜드를 위한 슬로건은 도시와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슬로건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현재 있는 것이든지 아니면 미래에 있을 것이든지.
철원군의 슬로건 ‘드라마틱 철원’은 철원이 가지고 있는 현재와 미래의 모습과 관련성이 낮다. 그래서 소비자의 인식 속에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강원도민일보(2018년) 기사에 의하면 철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철원평야를 길게 가로지르고 있는 철책선, 남북분단의 상징인 노동당사 등 인공적인 시설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탄강 협곡을 방문해 본 사람은 철책선보다 단연 한탄강 협곡을 먼저 떠올릴 것”이라고 했다. 바로 한 번 보면 반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빼어난 절경의 주상절리길 때문이다.
슬로건 ‘드라마틱(Dramatic) 철원®’은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슬로건이다. 철원에 가면 뭔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것을 경험할 것 같다. 그것은 슬로건에 사용된 단어의 뜻 때문이다.
드라마틱(Dramatic)은 사전적으로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사건, 경험, 감정을 묘사한 단어다’. 뜻은 “변화·사건 등이 극적인, 감격적인, 인상적인, 연극(계)의” 긍정적인 뜻과 “과장된, 호들갑스러운”이라는 부정적인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래도 거의 대부분 긍정적인 뜻을 먼저 떠올리는 단어로 흥분까지는 아니더라도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하게 한다.
문제는 슬로건 디자인이다.
드라마틱이라는 의미를 방송의 드라마와 연결시켜 텔레비전(TV) 형태로 표현해 철원이 가져야 하는 이미지를 왜곡하고 극도로 제한시켰다. 철원군에서 사용한 드라마는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하는 장소나 방송의 한 분야를 표현한 것이 아니다. 철원에서 느끼는 감정적인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
철원군 누리집(홈페이지)에 따르면 '드라마틱 철원'의 심볼마크는 “텔레비전과 쉼표, 말풍선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텔레비전은 드라마라는 단어의 연상을 유도하고 쉼표는 휴식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로고타입은 필기체의 경쾌함을 바탕으로 극적인 느낌을 함께 표현했다”.
슬로건이든 브랜드든 목표로 하는 정체성은 하나다. 그 하나의 정체성은 언어,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에서 관련성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표현되고 전달 되어야 한다.
요소 별로 따로 국밥처럼 표현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