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자인도 브랜드 네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아무리 독창적인 디자인이라도 목표 이미지를 전달하지 못하면 실패한 디자인이다..
슬로건은 함축적인 브랜드 네임에 철학, 미션, 비전 등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쉽게 도와주거나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한 단어 보다 짧더라도 문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많다.
영광군 슬로건은 ‘천 년의 빛’이다. 영광군의 오랜 역사를 알리고자 표현했다. 하지만 슬로건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첫 번째는 차별화 실패다. 도시와 관련해 ‘천 년’은 경주시에서 이미 강력하게 선점한 단어다. ‘천년고도 경주, 경주천년한우’처럼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두 번 째는 ‘천 년의 빛’이 영광군을 새로운 이미지로 만들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이름 영광에서 ‘빛을 의미하는 광’자에서 나온 것이구나 하는 생각만 들뿐 이다.
세 번째는 영문 슬로건이다. 한글 슬로건 ‘천 년의 빛’과 전혀 의미가 다른 표현이다. 슬로건을 두 가지 언어로 사용을 할 때는 두 가지 언어 모두 동일한 의미가 사용돼야 한다. 표현의 한계 때문에 ‘직역’이 불가능 할 때는 가장 가까운 의미로 ‘의역’을 할 수 있다.
영문 슬로건 ‘글로리(Glory)’를 한글로 번역하면 ‘영광’이지만 한자 뜻은 ‘영광(榮光)’으로 영광군 ‘영광(靈光)’하고 다르다. 영광군의 한자 ‘영광(靈光)’의 뜻은 ‘신령(神靈)스럽고 성(聖)스러운 빛, 왕(王)의 은덕(恩德)을 비유적(比喩的/譬喩的)으로 이르는 말’이다. 영어 글로리(Glory)’의 한자는 영광(榮光)’으로 ‘빛나고 아름다운 영예’라는 뜻이다. ‘천 년의 빛’과도 ‘영광(榮光)’의 뜻과도 맞지 않는다.
영문 슬로건을 계속 쓰고 싶다면 한글 슬로건 ‘천 년의 빛’을 영문으로 정확하게 표현을 하던지 아니면 영문 슬로건은 없애고 한글 슬로건만 쓰는 것이 좋다.
슬로건 디자인도 손글씨(캘리그라피)로 디자인 한 것 외에는 ‘천 년의 빛’과 관련된 이미지를 연상할 수 없다.